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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대학 26대 정상전 학장님을 찾아뵙다
관리자 / 등록일 23-02-20 / 조회 2,900
성약 타임즈 5기 박수빈, 정진우 학생기자
2023년 새해를 맞아 우리 약학대학에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신임 학장님으로 정상전 학장님께서 취임하신 일입니다. 지난 2월 6일 성약 타임즈 기자들이 직접 정상전 학장님을 찾아뵙고 학장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를 생생히 담아 보았습니다.
정상전 학장님께선 성균관 약학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거치신 뒤 포항공과대학에서 이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이후 2000년부터 2003년까지는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거치셨고, 2004년부터 2013년까지는 UST 나노 바이오공학 전공의 교수직을 겸직하셨습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약전토론그룹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시며 우수한 연구 인력을 양성하고, 뛰어난 연구 실적을 거두고 계십니다.
또한 동국대학교 화학과 교수/학과장으로 재직하시는 동안 다양한 업적을 쌓으셨으며, 2017년부터 본교 약학대학 교수님으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연구의 선도자이신 정상전 학장님께서 우리 약학대학의 비전에 어떤 가치를 담고 계시는지 자세한 이야기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Q.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번 인터뷰를 진행할 박수빈, 정진우 기자입니다. 신임 학장님으로 취임하신 것 정말 축하드립니다! 학장님으로서 우리 약학대학교육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가치가 있으신가요?
A. 우리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은 개교 70주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내의 대표적인 약학대학입니다. 80, 90년대를 지나서 지금까지 오면서의 목표는 국내 최고의 약학대학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 신약 분야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학생들에게 임상 교육뿐만 아니라 신약과 기타 바이오헬스 분야의 R&D를 선도하는 인력이 될 수 있는 능력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서 이러한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시도하고 계시고, 여러분들도 함께했을 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Q. 2023년부터 약학대학의 6년제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약학 교육과정 등에 어떠한 변화가 있고 학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성균관대 약학대학의 발전방향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A. 2+4년제 과정은 통합 6년제 약학대학이 되는 과정에 중간 단계로 생긴 학제였는데, 다른 과 학생들이 다시 약학대학에 올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줬을 수도 있지만 약학 교육의 입장에서 보면 교육이 분절되는 단점도 있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1, 2학년을 다니면서 화학과 생명 관련된 학과에서 기초 관련 교육을 받고 다음에 3학년부터 약학 교육을 받는 것이 취지였는데, 1, 2학년 과정에서 약학 교육의 기초를 다진다기보다는 PEET 준비에 집중하다 보니 기초 실험도 전혀 진행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고, 약대에 필요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따라서 통합 6년제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1층 학부 실험실의 리노베이션을 통해 실험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욱 체계적인 실험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실험에 대해 겁을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6년을 졸업한 학생들이 조금 더 일찍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과감히 도입하여 다른 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시기와 거의 비슷하게 마칠 수 있도록 학제를 최대한 개선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의약품 관련된 지식을 가지고 더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고, 학부 실험 실습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실험에 흥미를 느끼고 보다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는 학생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학이 발전하려면 졸업생들의 진로가 다양해야 합니다. 연구하는 사람, 공무원, 사업가 등 다양한 분야에 우리 동문들이 진출해야지만 대학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약학대학의 발전 방향입니다.
Q. 학장직은 주로 어떤 일을 맡아서 하시게 되시며, 앞으로 성균관대 약학대학의 학장님으로서 성균관대학교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시고 싶으신가요?
A. 비유할 때 성균관대학교 총장님이 대통령이라면 학장은 광역단체장에 해당하는 위치입니다. 따라서 약학대학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과 연구 외에도 학사, 행정 또 약학대학 안에 있는 재정 집행 등 중요한 사안들을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성균관대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약학대학이 마찬가지로 2+4년제로 진행하면서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연령대가 높아졌고, 그러면서 학생들이 졸업할 때 빨리 경제활동을 해야겠다는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임상으로 나가는 학생들도 필요하지만, 약대에서 대학원 진학, 연구소 관련 일 등 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여 능력을 키우는 학생들이 좀 더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대학원 진학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가능하면 학부 학생들이 대학원 연구실에 참여해서 직접 연구에 참여해보고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이 조금 더 많은 대학원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고 싶습니다.
Q. 교육과정 중 어떤 부분을 깊게 다루실 계획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A. 학제는 2+4년제에서 6년제로 과정은 변화하였으나 저는 교육은 한순간에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바뀌며 이전의 것이 항상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부터 저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informatics(정보과학)에 대한 능력을 강조해왔고 도입하려 했습니다. 그 이유는 현재 한 20~30% 수준의 바이오의약품이 향후 2030년이 되면 40% 이상이 바이오의약품이 되리라 예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앞으로 여러분들이 첨단 분야에 관한 공부를 더 심도있게 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강화해나가고 첨단 바이오 지식도 점차 강화해나갈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약학대학 교과 과정은 저분자 의약품의 합성 의약품에 집중이 되어있어요. 그러다 보니 약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바이오 의약품을 생소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사회에 진출해계신 동문들과도 왜 바이오 의약품을 취급하지 않는지 혹은 왜 주사제는 취급하지 않는지 얘기를 나눌 때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졸업생들이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서 생소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바이오의약품의 중요성이 여러분께 아직은 잘 와닿지 않을 것이고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진로를 고민하시는 여러분이나 저희 같은 약업 종사자들 모두가 의약품 시장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informatics 혹은 AI와 바이오 분야를 강화하고, IT 기술에 더 친숙해지고,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지식과 관심을 갖추어야 미래 시대의 약사로서의 직능을 잘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생소한 분야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다 보면 새로운 직업에 대한 기회도 생길 수가 있어요. 그래야 같은 계열의 종사자더라도 남들과는 차별화되고 더 경쟁력이 있는 연구자 혹은 직업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첨단 의약품 시장에 등장할 이와 같은 바이오 관련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전공하신 교수님과 조직공학과 조직 재생을 하시는 교수님들을 약학대학으로 모셨답니다.
정리하자면 저학년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기초 화학/바이오 실험실습 과정을 강화하여 미래 신약 연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깊게 다루어갈 계획입니다.
Q. 우리 약학대학을 위해 그간 많이 고민하신 점이 느껴집니다. 교수님의 고민 덕분에 우리 약학대학은 더욱 좋은 약학대학으로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학장님께선 오랜 기간 교수생활을 하셨는데, 혹시 그 기간 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A. 사실 교수 생활을 그리 오래 하지는 않았습니다. 성균관대 약학대학에서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을 거쳐 졸업한 후 2003년 유학길에서 귀국하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독립적인 연구 활동을 한 후 정부 출연 연구소에 생긴 UST라는 대학원 교수로 학생들의 지도를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두 명의 박사를 배출하면서 함께 창업하였습니다. 지도해왔던 여러 명의 학생 중에는 함께 연구하는 제자, 그리고 현재 제 회사에서 연구 활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제자들이 있습니다. 2017년 이곳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한 이후로 석사 및 박사 제자들을 지도해 왔으며, 많은 학생이 졸업 후 산업체에 취업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제자들 하나하나가 모두 제게 소중한 인연들이지만 함께 창업했던 제자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에는 지금의 연구실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절이었고 저도 아주 젊은 선임연구원이었는데요. 학생들과 함께 밤을 새워가면서 실험하곤 하면서 힘들기도 했었지만 서로 일종의 믿음도 생기면서 열정 있게 연구에 집중하면서 지낸 시기였답니다.
저는 학부에 입학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평생을 약학은 실용 학문이라는 생각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어요. 요즘도 많은 대학원생을 받아서 지도하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같은 연구를 하더라도 약학 교육을 받고 전공한 사람이 연구에 임할 때는 내가 연구한 내용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이것이 과연 밖에 나가서 어떻게 쓰일 것인가 등을 생각하면서 연구해야 한다는 생각이요. 후배 교수님들이나 우리 학생들에게도 늘 '하고 싶은 연구를 해라'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하면 연구의 방향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수한 기초 과학자를 육성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많은 학생이 실제로 실용적인 연구를 하고 창업해서 사회에 진출하는 것도 굉장히 좋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 연구실에 있는 학생들에게 도와줄 테니 창업해 보지 않겠니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저도 창업을 한번 해봤고 지금까지도 회사를 어느 정도 유지를 하고 있으므로 어떻게 해야 더 잘 이끌 수 있는지를 알고 있고 또 여러분처럼 똑똑한 학생들이 창업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2000년대 초반에 학생을 받으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을 때 그 당시 학생들은 주저 없이 "전 벤처를 하고 싶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었어요. 동국대학교에서도 '벤처 하는데 같이 한번 일해볼래' 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은 "하겠습니다." 였거든요. 하지만 최근 들어보니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는 답변이 의아하기는 해요. 성균관대 약학대학의 환경이 여러분들에게 분명 더 좋은 환경이라 좋기는 할 것이지만 점점 야성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아쉬움은 제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삶도 물론 중요하지만, 도전적인 마음가짐으로 한 번 임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안정적인 삶이 내일에도 과연 안정적인 삶의 기반이 될 수 있겠느냐는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안정적인 삶에만 머물려 하지 말고 더 앞을 향해서 나아가다 보면 더욱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시대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성균관대 약학대학의 동문들이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학장님의 깊은 생각에 힘입어 우리 약학대학 학생들도 더욱 뛰어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약학대학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 부탁드립니다.
A. 성균관대 약학대학 학생들한테 "어려워도 좋으니 꼭 인생의 마일스톤을 세워놓고 갔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아직은 젊은 여러분들에게는 빛나는 미래가 열려있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꿈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면서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길을 걸어가다 보면 마일스톤이라는 게 있잖아요. 여러분도 10년 주기로 마일스톤을 한 번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향후 10년 후에는 내가 어디서 뭐 하고 있고 10년 후에는 또 무엇을 하고 있을지 이렇게 말이죠. 또 10년 뒤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와 내가 몇 살에 은퇴할 건지를 한 번 설정해봤으면 좋겠어요. 물론 하루하루 시험 준비나 수업을 듣느라고 바쁘겠지만 그런 막연할 수도 있는 목표들이 세워지면 정말로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세웠던 목표나 꿈들은 늘 나의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어서 그곳으로 천천히 향하게 되고 곧 인생의 항로가 되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꼭 "목표를 세우고 길을 걸어봐라. 어려워도 좋다."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다른 말로 표현을 다시 한번 하자면 우리가 사격하거나 활시위를 당겨서 표적을 맞힐 때 표적이 있으면 근처로 가는데 표적이 없으면 어디로 가는지 예측을 못 하곤 하잖아요. "젊은 시기에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가다 보면 어느덧 비슷한 데 가 있을 거다. 사람에게 꿈과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는 꿈과 목표가 있으면 시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와 비슷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얘기를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약학대학 학생들을 위해 항상 고민하시고 제도와 환경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시며, 늘 최선의 성장을 이끌어내시는 정상전 학장님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